자제력

조금만 참았더라면...

몽골은 농사를 지을 수 없을 만큼 메마르고 거친 곳이에요.

여름에는 말할 수 없이 날씨가 뜨겁고, 겨울에는 추위가 심해 영하 40도까지 내려가지요.

그곳에서는 오로지 풀밭을 찾아 떠돌며 가축을 치는 일밖에는 할 수 없었는데,

그러다 보니 생활이 어려워 부족끼리 서로 죽이고 물자를 빼앗는 전쟁이 끊이지 않았어요.

몽골의 한 부족 우두머리의 아들로 태어난 테무친은 아홉 살 때 아버지가 죽자,

부족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테무친의 가족은 풀뿌리를 캐어 먹으며 살아야 했어요.

고생 끝에 테무친은 군사를 모아 훈련시킨 다음 이웃 부족들을 정복하기 시작했어요.

테무친은 수많은 전쟁을 치르면서 부족들을 하나씩 정복해서 마침내 몽골의 통일을 이루게 되지요.

테무친은 마흔네 살에 몽골 제국의 지도자가 되어 칭기즈 칸이란 이름을 얻었어요.

칭기즈 칸은 ‘강력한 지도자’, ‘거대한 바다와 같은 지배자’란 뜻이라고 합니다.

칭기즈 칸은 사냥을 매우 좋아했는데, 하루는 사냥을 나갔다가 길을 잃었어요.

돌아가는 길을 찾으려고 계속 말을 달렸기 때문에 칭기즈 칸은 목이 무척 말랐어요.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셨으면 좋겠다! 어디 차가운 샘물이 없을까……?”

칭기즈 칸은 두리번거리다가 근처 바위틈에서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물을 발견했어요.

칭기즈 칸은 손바닥으로 그 물을 받아 마시려고 했어요.

그때, 팔목에 앉아 있던 사냥매가 손을 탁 치고 날아가는 바람에 물은 다 쏟아졌어요.

칭기즈 칸은 화가 났지만, 꾹 참고 다시 손바닥에 물을 받아 입술에 대었지요.

그러자 또 사냥매가 날아들어 손을 탁 치고 날아가는 것이었어요.

칭기즈 칸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단칼에 사냥매를 죽여 버렸어요.

그러고 나서 바위틈을 들여다보니, 독사 한 마리가 죽어 있는 게 아니겠어요?

샘물 주변에는 그 물을 마시고 죽은 개구리와 새 따위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어요.

“아아, 내가 조금만 참고 신중하게 살폈다면 충성스런 사냥매는 살아 있을 텐데!”

칭기즈 칸은 크게 후회하며, 그 뒤로는 절대로 홧김에 어떤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합니다.